★★★☆
완벽주의자는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975년에 나온 단편집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 Little Tales of Misogyny⟫과 1979년에 나온 단편집인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 Slowly, Slowly in the Wind⟫를 합쳐 놓은 것이다.
⟪완벽주의자⟫의 앞부분은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인데 단편들이 매우 짧은 꽁트인데다가, 기승전결의 완성도도 없이 제멋대로인 이야기들이라서 당황했다. 이런 식이면 읽지 말아야할까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이 자유분방함에 적응하니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은 매우 웃기고 재치있는 개망나니같은 글이라 읽기 즐거웠다. 페미니스트들의 속을 뒤집어놓을 만한 가정들이 매우 냉소적이고 적나라해서재밌게 감상했다. 꽃뱀에 대한 묘사는 가끔 생각날 것 같았다. 꽃뱀으로 성공해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여자들도 많은데,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그런 환상 대신에 처절한 환상을 가정했다. (이 단편소설집은 환상소설 장르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설정들이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만큼 허무맹랑했다.)
뒷부분인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는 발칙한 상상력에 기댄 콩트인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에 비해 단편소설다운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는데, 여전히 내용들이 기발하고 잔혹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다운 인물묘사나 스릴러로 재미는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가 더 좋았다.
이 단편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 비정상이고 비참하다.
그러나 인물들에 대한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묘사를 읽다 보면
이 인물들은 다 평범한 사람들이고, 어디선가 본 모습같고, 누구나 저럴 수도 있다고 설득되어버리다못해
책을 거의 다 읽을 때가 되면
나도 이 단편집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ㅋㅋㅋ
그러니, 성장기 젊은이들에겐 권하지 못할 책이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단편집인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1975,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 1979의 초반 |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