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리우드의 핫가이 카르틱 아리얀의 신작 〈Pati Patni aur Woh〉 (남편, 아내 그리고 그녀)
1978년 발리우드의 동명 영화 〈파티 파트니 아우르 워〉를 각색한 영화라는데, 잘못 각색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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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Pati Patni Aur Woh |
1978년 작 포스터만 봐도 뭔 내용인지 짐작 가능하다.
부모가 결혼하라고 하니까 부모님이 정해준 상대와 얼굴만 보고 결혼했고, 현모양처인 아내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 서양 옷을 입은 신식 여성을 직장에서 만나서 홀딱 빠져서 쫓다가 현모양처의 소중함을 알고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얘기 ㅋㅋㅋㅋㅋㅋㅋㅋ
인도 못지않게 가정을 중시하는 한국도 옛날에 이런 내용의 드라마나 영화 있었던 것 같다.
'어찌되었던 가정은 절대 깨트려선 안되고, 가정이 최고이고, 마누라는 무조건 현모양처야 짱짱짱' 이데올로기ㅋ
2019년에 이런 내용의 영화가 나오다니. 당연히 흥행과 평가 폭망했다.
그래도 요즘 시대상을 반영해서 여자들의 캐릭터를 바꾸긴 했다.
아내 베디카(부미 페디네카르)는 전업주부가 아니라 학원 강사이고, 혼전 연애 경험이 있고, 성관계 경험도 있다고 주인공과 중매 자리에서 밝히는 쿨한 여자이다. 델리의 클럽과 술집이 자신들 부부에게 어울리는 라이프 스타일이라 믿고 델리로 이사가자고 남편에게 종용한다. 남편 말만 따르는 지고지순한 현모양처가 아니다. 하지만 남편 친구는 '어머니 상 같은 훌륭한 현모양처'라는 평가를 준다.
여전히 '어머니 같은 모습'이 최고의 아내 이미지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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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옷에 투명테이프 붙임 |
남편이 홀딱 빠지는 미혼여성 타파샤(아난야 판데이)는 델리에서 성공한 사업가이다. 의류 공장을 짓기 위해 칸푸르에 왔다가 주인공과 만난다.
친투(카르틱 아리얀)는 아버지가 원하는대로 공부 열심히 하고,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엔지니어 전공하고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공무원이 되고,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중매 결혼한 평범한 중산층 남자이다.
아빠가 공부 열심히 하고, 인기있는 전공인 엔지니어를 전공하고, 안정적인 직업인 공무원되고, 좋은 여자 만나서 결혼했는데 아버지가 말한 '장미빛 인생'은 자신의 운명이 아닌 거 같다고 느끼고 있다. 남이 하라는 일만 다 했더니 삶의 공허함을 느끼는 듯. 2세 출산이 남았는데 부모가 빨리 아이를 가지라고 성화이지만, 아내가 원치 않는다. 아내는 델리로 이사가는 것이 우선순위이기때문. 자기 의사가 없는 친투는 이것도 저것도 상관없음. 다만 델리로 이사가는 것은 원치 않는다. 시키는 대로 하는 친투이다보니 델리라는 낯설고 큰 동네에 가서 도전하는 게 겁이 나는 듯.
이런 친투이기 때문에 삶의 스트레스가 크다.
카르틱 아리얀이 〈사랑한 이후〉에서 보여줘서 트레이드마크처럼 된 일장 연설씬이 이 영화에서도 나오는데 내용이 처절하다. '엄마를 조금이라도 챙기면 마누라에게 마마보이가 되어버리고, 마누라에게 다정하면 엄마한테 팔불출 소리 들어야한다, 이 나라에서 남편이라는 것이 죄이다'라고 하소연한다. 아들, 남편으로서 가족의 기대에 부응해야함을 하소연하는 그의 연설이 꽤 설득력있지만, 이 영화와 어울리지 않는다. 친투는 도시여자 타파샤에게 홀딱 빠져서, 부인이 바람을 핀다고 거짓말을 하며 불쌍한 유부남 행세를 하는 것과 친투가 부모의 기대, 아내의 기대에 맞춰 살아서 공허한 것과 뭔 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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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틱 아리얀이 요즘 발리우드 핫가이다보니, 이 영화 촬영때 아난야 판데이와 연애설이 많이 나왔었다. |
결말도 매우 뻔하다.
결국 아내의 소중함을 알고 돌아가는 얘기. 다시 아내와 재결합한 친투가 '나 델리로 이사가지 않겠다. 나도 내가 하고픈 말 하겠다'는 발언은 절대 나오지도 않는다 ㅋ 그게 친투에게 꽤 큰 스트레스였는데도.
바람 핀 전력이 있는 죄인이니까 아내가 원하는대로 해줘야 겠지.
결국 이 영화의 일련의 사건을 경험하면서 친투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영화 끝까지 가족의 기대에 맞춰주는 중산층 남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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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같은 칸푸르 기차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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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보이는 가게가 칸푸르에서 유명한 라두 가게라고 한다 |
이 영화는 칸푸르에서 찍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Bala〉도 칸푸르에서 찍었는데 요즘 발리우드에서 급부상한 촬영지인 듯. 칸푸르는 다국적기업의 공장이 많아서 꽤 부유한 대도시라고 한다. 그러나 관광객의 볼거리는 없는 듯. 친투의 마누라도 작은 동네인 칸푸르를 떠나 화려하고 재미난 대도시인 델리로 이사가고 싶어한다.
Pati Patni aur Woh
힌디어, 2019, 로맨스코미디
★★
감독: 무다사르 아지즈
Mudassar Aziz
출연: 카르틱 아리얀
Kartik Aaryan
부미 페데네카르
Bhumi Pednekar
아난야 판데이
Anaya Panday
촬영장소: 칸푸르, 우타르 프라데시
Kanpur, Uttar Prade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