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블이 카스트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레이블이 카스트인 게시물을 표시합니다. 모든 게시물 표시
, ,

판차얏 - 인도의 마을회의

구자라티 영화 〈헬라로〉에 나온 1975년의 판차얕 모습

판차얏 



인도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마을 회의. 마을 사람들이 공터에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두고 장로들이 판결을 내린다.
Share:
Read More
, ,

[카스트제도1] 인도의 카스트caste에 대해서-바르나VARNA와 자티JATI


John Haslam [CC BY 2.0 or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인도영화나 기사를 접하다 보면, 카스트에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도영화에서 사람들이 카스트 차이 때문에 박해당하고
연인이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마체테로 도륙당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가만 보면 등장인물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인도에서 신분을 이유로 차별하고 해코지을 하는 것이
2010년대에도 벌어지는 일인 것이다.


글로벌 시대인 21세기에도 이런 차별이 존재하는 이유가 왜일까 궁금해져서,
카스트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카스트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네 계급으로 이뤄져 있다는 단편적인 내용만 나온다.
그래서 영어 웹을 검색해보면,
내가 인도인이 아니라 외부인이고 카스트에 대한 내 관심도 제한되어 있다 보니,
카스트가 무엇인지 더 모호해지고 알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검색하고 알게 된 것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정도 개념이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처음에 카스트가 한국의 본적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조선 시대에서 '아무개를 시조를 둔 무슨 성씨 누구의 몇 대손 양반'이라고
표현했던 본적과 인도의 카스트가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싶었는데,
본적보다 더 크고 복잡하며 모호한 개념인 것 같다.


소설 ⟪6인의 용의자⟫에서 고향과 성만으로 카스트를 어림짐작하고,
영화 ⟪카쉬미르의 소녀⟫에서 피부색이나 채식을 하는 것을 보고 카스트를 따지거나,
인터넷에서 이슬람을 믿는 샤룩 칸과 힌두교를 믿는 가우리 칸의 결혼을
인터카스트(카스트 간) 결혼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카스트는 브라민,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네 계급으로 나뉘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매우 복잡한 개념이고 21세기 일상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터카스트 결혼이라고 하는 샤룩 칸의 결혼. 연애결혼했다.


카스트는 4계급으로 나누는 혈통 중심의 바르나 Varna 뿐 아니라,
직업으로도 나누는 카스트가 있다. 이것을 자티라고 부른다.
옛날 영국 성 smith가 대장장이에게 붙은 성이고 Smithson은 대장장이의 후손,
Taylor가 재단사에서 나온 성이고 Taylorson은 그 후손이란 뜻의 성인 것처럼,
인도에서도  어부들, 어선 제작자, 농부, 군인 등 직업으로 카스트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성이나 카스트 공동체 이름을 듣고 높은 카스트인지 아닌지 짐작이 가능했던 게 아닐까 추측한다.)

그리고 카스트는 힌두교도들만 따지는 것이라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인도에서 기독교인들, 불교도들, 무슬림들의 카스트가 있다.
(기독교인과 자인교도들도 카스트간의 결혼을 매우 금기시한다.
인도에서 의식 수준 높다는 케랄라주에서 2018년에 카스트가 다른 기독교인들끼리 결혼했는데,
결국 신랑이 살해당했다.)
















몇천년 전의 인도는 직업으로 구분되는 자티Jäti가 있었고 자티 간 결혼은 금기시되었었다.
그런데 이것에 혈통의 개념을 강화하고 카스트라고 제도화한 것은
아시아와 아메리카에 진출한 포르투갈, 스페인 정복자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영국이 150년간 인도를 지배하면서 카스트 제도를 없애기는커녕,
지배하는 데 이용하고 강화했다고 한다.
(영국은 자신들의 식민지를 근대화시키는 것에는 전-혀 관심없고, 약탈만 철저하게 했나보다.)

UnknownUnknown autho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지금까지 내가 알게 된 카스트, 그러니까 유명한 카스트가  라즈풋, 자트, 바르 등 몇 개가 있는데,
전부 다 북인도 카스트이다.
그리고 남인도 영화계에서는 스타 중에는 천민 출신이 꽤 많은데,
북인도 영화인 발리우드에서는 천민 출신 스타감독이나  스타배우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족벌주의가 매우 심하며,
발리우드 영화가 곧잘 카스트 색을 지우는 것을 보아(영화 내에서 카스트에 대한 언급을 피한다)
남인도보다 북인도가 카스트를 추종하는게 더 심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추측이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 위에서 언급했듯이
카스트 때문에 벌어지는 명예살인은 남인도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인도 내에서 교육 수준이 높다는 케랄라주는 2018년 상반기에 두건이나 발생해서
인도에서 '케랄라가 명예살인으로 북인도와 경쟁하려나 보다'는 기사도 나왔다.)


북인도가 2천 년 넘게 북쪽에서 침략해온 세력에 의해 지배당했고,
그 지배세력(무굴제국 같은 이슬람 국가, 또는 백 훈족 등) 또한 포르투갈이나 영국처럼
카스트를 체제 유지에 활용한 것을 생각하면 카스트의 영향력이 남인도보다
더 뿌리 깊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인도에서 검은 피부를 하대하고 흰 피부를 높은 카스트로 받아들이는 흰 피부 숭배 문화도
북인도를 침략하고 상위 카스트로 군림한 흰 피부의 북방민족에 의해 퍼진 것 같다)



인도에서 카스트는 침략자들에게 유용한 지배 수단이었기 때문에
한반도가 19세기에 계급사회의 붕괴를 겪고 20세기 초에 근대화를 겪으면서 신분제와 결별한 것과 달리,
인도는 원래 있던 카스트가 침략자의 식민지 통치 수단으로 강화되고 20세기 중반에 독립한 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조선시대의 계급제도야 500년밖에 안 된 것이지만(그전에는 고려왕조의 귀족 계급체제였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4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배이념에 의해 강화되고 이용된 체제라서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인 20세기 후반의 70년으로 십여 억의 인도인의 뼈 속 깊이 박힌 카스트 마인드를 뿌리뽑기는 힘든가 보다.

Share: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