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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 스와데스의 여자주인공, 가야트리 조쉬




가야트리 조쉬 Gayatri Joshi,

⟪스와데스⟫에서 북인도의 외진 시골 마을인 차란푸르에서
학교 선생을 하는 20대 여자인데,
장소를 불문하고 밤낮으로 굵은 가짜속눈썹을 붙이고
진한 화장을 하고 있어서 시골과 어울리지 않아
비현실적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래도 예쁘다.



저 가짜 속눈썹이 매우 거슬리지만, 어쨋든 예쁘긴 예뻤다.




 가짜속눈썹에 익숙해지고나니, 이 배우가 연기도 괜찮고, 편안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매우 마음에 들었다.
(뛰어나진 않지만 못하지 않는다. 남자주인공 서포트하는 예쁜 여자 역을 무난하게 잘 연기했다. 스와데스가 데뷔작으로 연기 초짜이다. 그거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잘 연기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왜 이런 여자배우가 유명하지 않을까
의아해서 찾아봤다.







 가야트리 조쉬 GAYATRI JOSHI


 영문위키에는 74년생, IMDB에는 77년생인 그녀는 1999년에 페미나 미스 인디아라는 미인대회에 입상해서 모델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 전에 마하라슈트라 주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인 나그푸르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가족들이 마하트라슈트라 주의 뭄바이로 이사했다 (같은 주 내에서 이사한 것이라 언어 문제는 없었겠다.)
뭄바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면서 LG, 폰즈, 선실크 등 유명브랜드의 광고모델을 했다.

(이것을 왜 쓰냐 하면, ⟪스와데스⟫에서는 그 마을에서 가장 잘 사는 브라만도 자신의 딸들이 4학년을 마치면 학교를 더는 보내지 않는다. 여자에게 교육은 4학년이면 충분하다며 시집갈 때까지 집안 일을 시킨다. 발리우드 여자 배우 중에서 자수성가한 배우들은 대학을 졸업한 경우가 대다수이다. 이런 것을 보면 신분제 사회인 인도에서 낮은 카스트 출신으로 초등학교도 못다닐 형편인 집안에서 태어나 발리우드 톱스타로 성공한 경우가 있을까 궁금해진다.) 

















가야트리 조쉬는 2004년 ⟪스와데스⟫에서 수퍼스타 샤룩 칸의 상대역으로 드디어 영화배우로 데뷔,
2005년에 영화제에서 상을 받아서 배우로 인정을 받고 나서, 
2005년에 인도 최고 부자 중 1명이라는뭄바이 부동산 재벌과 결혼해서 




은퇴해버렸다!




그래서 그녀가 나온 작품이

⟪스와데스⟫ 딱 한개이다.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들 있는 거 보면 아까운 재능이다.

어느 유명 감독이 가야트리 조쉬를 자신의 영화에 캐스팅하려고 했는데, 그 영화감독이 여배우에게 촬영장에서나 사적으로나 혹독하기로 악명높았다고 한다. 가야트리 조쉬는 배우로서 커리어냐, 결혼이냐 고민했는데, ⟪스와데스⟫의 감독이 결혼하라고 조언해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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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트리 조쉬의 영화를 더는 못보지만
그나마 다행인 건(?),
재벌집 아드님이 젊고 잘생긴 거.
둘이 잘 어울린다.


아들 둘 낳고 현재까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


 가야트리 조쉬의 남편의 말에 따르면, 서로 안면만 있는 사이였는데, 자주 마주치게 되면서 그녀가 자신의 인생을 함께 보낼 여자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가야트리 조쉬가 매우 우아하고 예쁘게 생겨서 나도 자꾸 내 눈에 띄게 되면 그런 느낌 받을 것 같다. 쳇.
 가야트리 조쉬는 연예 활동은 일절 안하지만(sns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잔 칸(산제이 칸의 딸이자 흐리틱 로샨의 전부인)과 트윙클 칸나(발리우드 전설 라제시 칸나의 딸이자 악쉐이 쿠마르의 부인) 등과 친하게 지내기 때문에 그녀의 근황이 궁금하면, 그들의 SNS를 통해서 가야트리 조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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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영화 리뷰] 스와데스 Swades we, the people 샤룩 칸의 계몽주의 영화



Swades 

we, the people






"인도인들은 절대 바뀌지 않아
당신도 전형적인 인도인이야"
VS
"당신 무슨 카스트야?:







포스터가 마음에 들어서 본 영화. 포스터에서 서정적인 분위기와 고뇌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호기심이 들었다. 그런데, 스와데스는 무려 3시간 반짜리 계몽영화이다.(아미르 칸의 영화보다 훈계하는 정도가 약해서 그나마 행이다) 스와데스는 인도에서 흥행에 실패했는데, 개봉 당시에 영화 홍보가 미흡했고, 샤룩 칸의 흥행작인 비르-자라가 개봉한지 한달밖에 안되었고, 샤룩 칸 팬들이 좋아하는 '사랑에 쩔쩔매는 전형적인 샤룩칸 캐릭터'가 아니어서, 그리고 스와데스가 인도의 골치아픈 문제점을 지적하는 교육적인 영화라서 (삶에 지친 인도인들이 영화에서조차 비참한 현실을 보고싶지 않았기 때문에) 망했다고 한다. 




스와데스의 주인공인 모한 바르가바(샤룩 칸)는 미국 NASA에서 인공위성을 만드는 일을 하는 전도유망한 과학자인데, 자기 유모를 찾으러 인도 시골에 갔다가, 어메이징 인디아에  홀딱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다. 저런... ..
신지식인인 모한이 인도 시골의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다 같이 힘을 합쳐서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계몽적인 내용은, 나한테는 오래전 순진한 시절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한국의 1960년대 영화에나 나올 내용... 그러나 스와데스는 2004년이 배경이다.(인공위성, 핸드폰,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면서 카스트는 우리의 전통이니까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니... )  스와데스를 보면서 인도도 새마을 운동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예전에 한국이 누린 행운을 인도는 갖지 못한 거 같다.






스와데스는 발리우드 영화치곤 카스트에 대해 노골적이다.











판차얏의 장로들은 모한 바르가바(샤룩 칸)에게 어디 카스트냐 묻고, 모한이 브라민이라고 대답하자 만족하며, 누구누구는 천한 카스트이니까 어울리지 말라고 조언한다.


이 동네(차란푸르)의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기 때문에 (브라민도 여자는 시집갈 교육이면 충분하다고 4학년까지만 보낸다) 모한이 장로들에게 아이들은 공부해야한다고 말하자, 이들은 천한 카스트와 같이 공부할 수 없다고 말한다. (바르나 카스트 네 종류 중에 브라민, 크샤트리야, 바이샤가 상위 카스트이고 수드라가 낮은 카스트이다. 천민인 달릿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모한은 도자기 공인들을 찾아가 학교를 다니면 이치에 밝아져서 상인들에게 헐값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팔 수 있을 거라고 설득하자,


이들은 헛된 희망을 갖게 하지 말라고 한다.
(이들은 도자기를 만드는 것으로 보아 북인도의 카마르 카스트인 것 같다. 수드라 계급으로 북인도에서 기타소외계층OBC이다)




옆마을의 농부는 원래 직조공 카스트였는데(수드라 계급, 북인도에서 OBC이다) 직조 기계의 공급으로 직조 일을 못하게되서 농부로 전업했더니, 직조공은 직조공만 해야한다고 사람들이 농업용수를 끊고 농산물도 사주지 않아서 굶어죽을 지경이다.(그와중에 어린 자식이 다섯명이나 있다.)



스와데스에 나오는 카스트 풍경은 다른 발리우드 영화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 흥미로웠으나, 역시나 발리우드 영화답게, 카스트에 대한 에피소드는 이 이상 깊게 다루지 않고, 등장인물들은 곧 너무나 착하게 화합한다.



영화의 주제와 관련된 흥미로운 장면들(카스트, 전기와 물 등 인프라 부족 등 인도의 어두운 단면들)은 가벼운 에피소드로 소모되어 버리고 샤룩 칸 1명의 원맨쇼로 며칠만에 시골 사람들이 다 마음을 고쳐먹고 변화를 이루며, 결국 샤룩칸은 '아름다운 인도 시골'에 정착한다. 이 긍정적인 국수주의 영화는 무려 3시간 반이나 하는데, 싱거운 영화라서 굳이 이 시간을 들여서 봐야할까 싶다.













그래도 스와데스 안의 시골 풍경은 아름다웠다.





스와데스는 델리에서 200킬로 정도 떨어진 찬디가르라는 가상의 마을이 배경이다.
(찬디가르라는 이름의 마을이 인도에 있긴 한데,  서벵골에 있고 델리에서 2000킬로미터 떨어져있다.)

실제 촬영 장소는 마하라슈트라의 와이Wai라는 마을이다. 




와이Wai 마을에 있는 메하발리 가트Mehavali Ghat는 영화에서 라마야나 연극을 하거나 씨름을 하는 장소로 자주 등장한다.








스와데스에 나오는 판차얏(마을 회의)을 보고 판차얏을 검색해봤다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카스트 검색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스와데스의 여자주인공, 가야트리 조쉬에 대하여
https://offhoarder.blogspot.com/2018/12/gayatri-joshi.html








스와데스 2004

Swades We, the people 


★★


감독: 아슈토시 고와리커
작곡: A.R 아흐만
출연: 샤룩 칸
가야트리 조쉬

촬영장소: 와이
Wai(Maharashtra)

3시간 30분
춤 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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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서치 searching 2018 - 내가 데이비드가 된 기분






이 영화 재밌다!

재밌어서 이 영화의 화면에 감정적으로 딱 달라붙어서 봤다!
영화에 쏘옥 빠져 본 게 아니라, 딱 달라붙어서 봤다. 

영화를 보면 뭔 말인지 안다.







깔끔한 영화

내가 pov 영화를 싫어하는 이유가 영화가 시점샷을 고수해야하니, 화면이 답답하고 지루해질 뿐 아니라, 형식을 고집하느라 이야기가 그것에 종속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영화를 시작한 아이디어는 쌈박한데 결국엔 영화가 아이디어에 먹히는 꼴? 그러나 ⟪서치searching⟫는 형식에 얽매인 억지스런 이야기 장치가 없어서 군더더기 없이 갈등을 전개한다.  각본 쓴 작가와 감독이 pov샷을 위한 스토리텔링과 연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예를 들어, 후반에 주인공이 이동하는 장면을 네이게이션 화면으로 대체한 것. 자동차 안에서 페이스타임을 하게끔 설정한다던가,  어두운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는 것보다 훨씬 깔끔했고, 영화 화면 안의 컴퓨터 화면 안의 앱 화면만 보다가 넓고 단순한 화면을 보니 눈이 시원해서(?) 좋았다)



주인공인 데이비드 김은 딸이 이틀째 집에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하고 컴퓨터 앞에 앉아 이것저것 검색해본다. 아빠가 뛰쳐나가서 납치범과 싸워 딸을 구해내는 건 영화에서나 가능한 것이지, 보통 사람이라면 경찰이 종종 전해주는 소식에만 의존해서 가만히 기다리는 것 밖에 할 게 없을 것이다. 데이비드 김은 컴퓨터 앞에 앉아 무엇을 해야할지 막막해하는데, 옛날컴퓨터에서 아내의 주소록에서 나온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보고 딸 친구들의 sns을 보면서, 자신이 딸에 대해 많이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관객은 Pov 화면으로 영화를 데이비드의 눈높이로 보면서 데이비드가 딸에 대해 관객만큼 모른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점이,  ⟪서치⟫가 컴퓨터-POV 영화이다보니 데이비드가 보는 것만 관객이 볼 수 있다. 그래서 관객이 데이비드의 눈높이로 데이비드가 컴퓨터로 작업하는 화면만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감정적으로도 데이비드에게 밀착하게 된다.




서치의 오프닝시퀀스

관객이 데이비드에게 데이비드에게 감정적으로 빠르게 동화되게하는  장치가 오프닝시퀀스이다. 영화의 첫 장면은 오래된 ms 윈도우 화면을 통해 데이비드 가족의 과거사를 보여주는데, 어린아이가 있는 집이면 익숙할 사랑스런 영상들 그리고 이 가족이 사랑하는 엄마/아내를 잃었음을 알리는 장면(노골적이지 않다, 엄마가 죽었음을 아이캘린더의 화면으로 간접적으로 전해주니 슬픔도 간접적으로 전해져서 더 슬펐다)을 보면서 관객은 이미 이 가족에게 감정적으로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이 오프닝 시퀀스에서 느끼는 가족을 잃은 상처는 영화 내내 데이비드의 무기력한 표정에 더해지고, 영화 전반에 상실감이 깊게 깔려있었다.

















존 조와 데브라 메싱

존 조는 이 무기력함과 상실감을 너무나 잘 연기했다. 나는 존 조가 인종색이 없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인종이나 문화권을 초월한 호감도와 평범함이 이 배우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가령 아메리칸 파이의 milf 장면만 해도,  친구 엄마의 사진을 보며 MILF MILF를 외치며 사진을 개걸스럽게 핥는 똘아이 짓은 존 조가 엄마 말을 잘 듣는 평범한 남자아이처럼 생겼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으로 웃겼었다. 그런데 영화 ⟪서치⟫에서 오랜만에 본 존 조의 모습은 많이 늙어있었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니까, 존 조가 늙은 게 아니라 데이비드 김이 상실과 무기력으로 매우 지친 모습이어서 늙어보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데브라 메싱. 나는 이 배우가 코미디 연기를 매우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오랜만에 영화에서 봐서 매우 반가웠다. 데브라 메싱이 데이비드 김의 유일한 희망줄인 경찰 역을 연기했는데, 관객인 내가 데이비드 김에게 심리적으로 일치하고 있다보니, 데브라 메싱의 경찰은  데이비드 김의 일에 적극적이고 우호적이라서 좋았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본 뒤인 지금 이 글을 쓰며 데브라 메싱의 표정을 다시 생각해보니  결코 우호적이거나 적극적이거나 친절하지 않았다. 지금 기억나는 데보라 메싱의 모습은 차갑고 냉혹하고 경직되어 보였다. ⟪서치⟫를 다시 보면, 데브라 메싱의 표정연기를 유심히 보고싶다. 멋진 배우다.


감독 아니쉬 차간티

아니쉬 차간티Aneesh Chaganty는 91년생(올해 27살)로 USC에서 영화를 전공했고, 구글글라스로 만든 2분짜리 단편영화 ⟪씨앗SEEDS⟫이 유투브에서 히트를 쳐서, 구글에 스카우트되어 뉴욕에 있는 구글 크리에이티브 랩에서 2년간 광고 작업을 했다고 한다.


⟪서치⟫의 공동각본인  세브 오하니안Sev Ohanian과 감독인 아니쉬 차간티Aneesh Chaganty는 USC 학생시절부터  함께 작업한 파트너라고 한다. ⟪서치⟫의 제작자인 나탈리 카사비안Nathalie Qasabian도 USC졸업생이다.

이 3명은 지금 차기작 RUN을 촬영하고 있다. ⟪서치⟫가 촬영에 14일을 썻지만 후반작업에 2년이 걸렸다고 한다. ⟪서치⟫의 성공 덕에 RUN의 후반작업은 더 수월할 지도 모른다. 그럼 내년에 이들의 차기작을 볼 수 있을지도.









서치 Searching 2018

★★★★☆

미국영화, 스릴러

감독: 아니쉬 차간티 Aneesh Chaganty
출연: 존 조 John 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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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완벽주의자 - 설득력있는 기괴함




★★★☆

완벽주의자는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1975년에 나온 단편집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 Little Tales of Misogyny⟫과 1979년에 나온 단편집인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 Slowly, Slowly in the Wind⟫를 합쳐 놓은 것이다.


⟪완벽주의자⟫의 앞부분은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인데 단편들이 매우 짧은 꽁트인데다가, 기승전결의 완성도도 없이 제멋대로인 이야기들이라서 당황했다. 이런 식이면 읽지 말아야할까 생각할 정도로. 하지만 이 자유분방함에 적응하니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은 매우 웃기고 재치있는 개망나니같은 글이라 읽기 즐거웠다.  페미니스트들의 속을 뒤집어놓을 만한 가정들이 매우 냉소적이고 적나라해서재밌게 감상했다. 꽃뱀에 대한 묘사는 가끔 생각날 것 같았다. 꽃뱀으로 성공해서 전세계적으로 이름을 날리는 여자들도 많은데, 패트리샤 하이스미스는 그런 환상 대신에 처절한 환상을 가정했다. (이 단편소설집은 환상소설 장르에 들어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설정들이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만큼 허무맹랑했다.)


뒷부분인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는 발칙한 상상력에 기댄 콩트인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에 비해 단편소설다운 모양새를 갖추고 있었는데, 여전히 내용들이 기발하고 잔혹했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다운 인물묘사나 스릴러로 재미는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가 더 좋았다. 



이 단편들에 나오는 인물들은 다 비정상이고 비참하다.
그러나 인물들에 대한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묘사를 읽다 보면
이 인물들은 다 평범한 사람들이고, 어디선가 본 모습같고, 누구나 저럴 수도 있다고 설득되어버리다못해

책을 거의 다 읽을 때가 되면

나도 이 단편집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ㅋㅋㅋ

그러니, 성장기 젊은이들에겐 권하지 못할 책이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단편집인 ⟪여성혐오에 관한 짧은 이야기들⟫1975, ⟪바람속에서 서서히,서서히⟫ 1979의 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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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i Dhaaga made in India 수이 다가:메이드 인 인디아 - 부부가 바늘과 실로 성장하기




이 영화의 제목인 바늘(수이sui)과  실(다가dhagaa)은 이 부부를 말한다.
이 부부는 중매 결혼을 했는데, 결혼한 이후에도 대화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삶을 꾸리느라 바빠서. 부모와 같이 사는데 부모의 수발을 드느라 매우 바쁘다. 특히 여자주인공 맘타. 시어머니가 하인처럼 부러먹는다. 남자주인공 마우지는 시아버지가 하인처럼 부러먹는다. 20세기에 우리나라 티비드라마에서도 저런 장면을 많이 나온 것 같다.(한국드라마가 그 모습을 나쁘게 묘사하지 않고 당연한 것이고 그게 부모의 크나큰 사랑이고 자식의 당연한 도리라고 보여주었듯이 인도영화도 똑같다.)






마우지의 부모는 자존감도둑이다. 마우지는 '우리 아버지는 아침을 나에게 욕하는 것으로 시작하신다'라고 푸념한다. 어머니도 맨날 마음을 약하게 하는 소리만 한다. 하지만 이건 크나큰 부모님 사랑의 표현 방식이니까 자식은 좋게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마우지와 맘타가 꿈을 이루고 싶어하나 부모가 걱정만 하며 부정적 에너지를 팍팍 뿌리니까 이 부부는 결국 부모 몰래 숨어서 옷을 만든다.ㅋㅋㅋㅋㅋ
저런 부모는 한국 드라마에서도 많이 본 것 같다. 내 생각에 세상의 많은 부모의 모습일 것 같다. 이 부부가 감내해야하는 스트레스가 매우 클 것 같았는데, 착한 부부이다보니, 저 스트레스를 당연한 것이라고 받아들이고 삭히더라. 물론 후반부에 스트레스가 심해지자 부부가 서로에게 화를 터트리긴 하는데, 각자의 말이 일리가 있어 재미있었다. 특히 저 철없는 남편의 입장이 이해가 갔다.





마우지와 맘타가 함께 같은 꿈을 꾸며 바늘과 실의 단짝으로 성장하는 모습이 예뻤다.
결혼 후에도 함께 있을 때가 거의 없는 사이였던 부부가 이제 같은 목표를 갖는 팀이 되고, 남편이 옷감 사러 갈 때 부인이 냉큼 따라 걸으며 남편과 함께한다고 좋아하는 장면처럼, 부부가 서로의 베스트프렌드가 되어가는 모습을 은근하게 보여줘서 좋았다.
이 부부의 관계를 보면, 주로 부인이 남편을 밀어준다. 좋아하는 일을 하자는 아이디어도 맘타가 마우지에게 슬쩍 던진 거다. 맘타가 은근슬쩍 흘리는 언질로 남자를 조종하는 스타일이다.ㅋ 하지만 부인이 남을 조종하려고 드는 자존감 뱀파이어인 것은 아니다. 마우지가 우유부단하고 즉흥적인 성격이라서 맘타의 조종이 영감을 줄 때가 많고 게다가 맘타가 바라는 것과 마우지의 꿈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후반부에 부인이 은근히 조종하는 것에 대해 이 부부는 싸운다. 그리고나서 맘타가 마우지를 뒤에서 조종하지않고, 직접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한 후에 반성하고 마우지에게 사과한다(남편을 이해하고 바로 사과하는 부인이 멋져보였다. 남편도 얼마나 후련해하던지, 내 말이 맞았지!!라며 같이 속상해한다.)




이 부부가 꿈을 쫓는데 방해물은 부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우지의 집에 재봉틀을 두고간 옆집 친구는 마우지가 옷을 팔아 돈을 좀 벌 것 같으니 얼른 재봉틀을 자기 집으로 가져가 숨기고 수익 100의 40을 자기에게 주라고 요구한다. 세상에나. 인도가 사기를 많이 친다더니 친한 사이에도 상술이 장난이 아니다. 가까운 사이만 사기칠 뿐 아니라, 크고 유명한 회사도 이 가난하고 순진한 부부한테 사기치고 훔치고 표절한다. 그러고보니, 표절, 카피, 저작권 절도는 우리나라에서도 비일비재한 일이다. 굳이 인도만 그러는게 아니었음. (다시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도 자기가 안쓰는 쓸모없는 재봉틀로 사촌이 돈 좀 버는데 자기한테 아무 댓가를 안준다면 삐쳐서 싸움나거나 뒷말이 퍼지게 될 거 같다.) 

















마우지가 재봉틀때문에 친구와 싸우던 공동주택의 구조가 특이하던데 세트인지 실제 장소인지는 모르겠다. 발리우드 영화가 세트촬영을 많이 하는데(거리의 장면도 세트장일 때가 있다), 이 영화는 마디아 프라데시의 찬데리에 있는 실제 집에서 촬영한 것 같았다.



인도 부엌 풍경




찬데리의 가옥 구조가 흥미로웠다.
발리우드 영화는 북인도 풍경을 많이 구경할 수 있는데,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북인도이어도 지역마다 가옥 스타일이나 분위기가 살짝 달라서 인테리어와 건축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수이 다가⟫는 마디야 프라데시의 찬데리에서 촬영을 했다. 찬데리는 찬데리 실크로 유명하다고 한다. 찬데리의 직물 산업은 2세기와 7세기때 이미 성행했다고 한다. 찬데리 실크의 유명해진 것은 13세기때부터 시작했는데, 그 시절에 찬데리에서 직물짜는 장인은 무슬림들이었다고 한다.




마우지의 할아버지는 재단사였다. 아마도 마우지의 집안은 직물 산업의 역사가 2000년인 찬데리에서 대대로 재단사 일을 하는 카스트(자티)였을 거 같다.  할아버지가 가업인 재단 일을 말아먹었기 때문에, 마우지의 아빠가 가업을 잇지 않고 취직을 해서 자기 집안의 카스트를 끊어내려고 노력한 게 아닐까 싶다.(스와데스에 천을 짜는 카스트가 농부로 전업하자, 마을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매장시켰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우지의 아버지도 가업-자신의 카스트-를 잇기를 거부해서 많은 시련을 겪었을 것이다)  그래서 마우지가 옷을 만들겠다고 했을 때 노발대발하며 반대한 것일 수도 있다. 자신이 집안의 숙명(카스트)를 끊으려고 노력했는데, 다음세대인 아들이 다시 하겠다고 하니까.




⟪수이 다가⟫가 마디야 프라데시의 찬데리에서 촬영하는 동안에, 배우들이 찬데리의 사리를 구입했다고 한다. 아누슈카 샤르마는 찬데리 사리를 35벌을 샀다고 한다.















★★★☆


수이 다가 Sui Dhaaga 2018

인도영화, 드라마, 볼리우드
감독: 샤랏 카타리야Sharat Katariya
주연:아누슈카 샤르마
        Anushka Sharma,
        바룬 다완Varun Darwan
촬영장소: 찬데리Chanderi, Faridabad(공장 장면), Delhi



2시간2분 한글자막
춤 안춤


#아마존프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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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review] The Firstman 2018 - the future of the moon seems tragic








The teaser poster was the reason why I went to see this movie.
It looked very posh sci-fi.
The title, THE FIRST MAN is also intriguing along with the poster.
(it could be like the first man on Martian,
or the first man who went through a black hole in Interstellar
or a first man in some si-fi horror)
Anyway I expected something fantastic like a first man in Westeros


but
this movie is about the real first man who went to the moon long time ago, in real.
So the tone of this movie is realistic drama in very 1960s mood.
The poster didn't do nothing with the movie.
no posh but retro

Damien Chazelle's favorites are also seen in this movie;
A quiet man who has a story,
up and down love scenes with his partner who is going to leave him anyway
(the couple only with glares through glass is very Damien-Chazelle scene ), etc.


it seems a bit boring with mannerism for me.
However, I really liked the moon-landing sequence.
The scene on the big screen looked magnificent and humple at the same time,
so was realistic and beautiful.






But the scene which came to me the most emotionally was,


the moon scene where Ryan Gosling left his daughter's bracelet.













How dare to dump trash on the MOON?






Human stayed on the moon for only 2 hrs and already produced a trash?
It was too harsh to watch the scene!
(Thankfully, this didn't happend on the real moon.
the author of ⟪the first man⟫ hoped too much that Neil dumped something personal there,
so he created this scene)




See, human alway produce trash.



there is A human, therefore is trash.




This will be the moon's future after the earth...




God please save the moon!







The firstman 2018
drama, 2hr 22min
director: Damien Chazelle
actor: Ryan Gosling, Claire Foy
my ra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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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트제도1] 인도의 카스트caste에 대해서-바르나VARNA와 자티JATI


John Haslam [CC BY 2.0 or CC BY 2.0], via Wikimedia Commons




인도영화나 기사를 접하다 보면, 카스트에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도영화에서 사람들이 카스트 차이 때문에 박해당하고
연인이 사랑한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마체테로 도륙당하는 장면이 종종 나오는데
가만 보면 등장인물들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

인도에서 신분을 이유로 차별하고 해코지을 하는 것이
2010년대에도 벌어지는 일인 것이다.


글로벌 시대인 21세기에도 이런 차별이 존재하는 이유가 왜일까 궁금해져서,
카스트에 대해 검색을 해보면
카스트는 브라만,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네 계급으로 이뤄져 있다는 단편적인 내용만 나온다.
그래서 영어 웹을 검색해보면,
내가 인도인이 아니라 외부인이고 카스트에 대한 내 관심도 제한되어 있다 보니,
카스트가 무엇인지 더 모호해지고 알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검색하고 알게 된 것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정도 개념이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처음에 카스트가 한국의 본적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조선 시대에서 '아무개를 시조를 둔 무슨 성씨 누구의 몇 대손 양반'이라고
표현했던 본적과 인도의 카스트가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싶었는데,
본적보다 더 크고 복잡하며 모호한 개념인 것 같다.


소설 ⟪6인의 용의자⟫에서 고향과 성만으로 카스트를 어림짐작하고,
영화 ⟪카쉬미르의 소녀⟫에서 피부색이나 채식을 하는 것을 보고 카스트를 따지거나,
인터넷에서 이슬람을 믿는 샤룩 칸과 힌두교를 믿는 가우리 칸의 결혼을
인터카스트(카스트 간) 결혼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카스트는 브라민, 크샤트리아, 바이샤, 수드라 네 계급으로 나뉘는 단순한 것이 아니라
매우 복잡한 개념이고 21세기 일상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터카스트 결혼이라고 하는 샤룩 칸의 결혼. 연애결혼했다.


카스트는 4계급으로 나누는 혈통 중심의 바르나 Varna 뿐 아니라,
직업으로도 나누는 카스트가 있다. 이것을 자티라고 부른다.
옛날 영국 성 smith가 대장장이에게 붙은 성이고 Smithson은 대장장이의 후손,
Taylor가 재단사에서 나온 성이고 Taylorson은 그 후손이란 뜻의 성인 것처럼,
인도에서도  어부들, 어선 제작자, 농부, 군인 등 직업으로 카스트가 만들어졌다.
(그래서 성이나 카스트 공동체 이름을 듣고 높은 카스트인지 아닌지 짐작이 가능했던 게 아닐까 추측한다.)

그리고 카스트는 힌두교도들만 따지는 것이라 알려져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
인도에서 기독교인들, 불교도들, 무슬림들의 카스트가 있다.
(기독교인과 자인교도들도 카스트간의 결혼을 매우 금기시한다.
인도에서 의식 수준 높다는 케랄라주에서 2018년에 카스트가 다른 기독교인들끼리 결혼했는데,
결국 신랑이 살해당했다.)
















몇천년 전의 인도는 직업으로 구분되는 자티Jäti가 있었고 자티 간 결혼은 금기시되었었다.
그런데 이것에 혈통의 개념을 강화하고 카스트라고 제도화한 것은
아시아와 아메리카에 진출한 포르투갈, 스페인 정복자들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영국이 150년간 인도를 지배하면서 카스트 제도를 없애기는커녕,
지배하는 데 이용하고 강화했다고 한다.
(영국은 자신들의 식민지를 근대화시키는 것에는 전-혀 관심없고, 약탈만 철저하게 했나보다.)

UnknownUnknown author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지금까지 내가 알게 된 카스트, 그러니까 유명한 카스트가  라즈풋, 자트, 바르 등 몇 개가 있는데,
전부 다 북인도 카스트이다.
그리고 남인도 영화계에서는 스타 중에는 천민 출신이 꽤 많은데,
북인도 영화인 발리우드에서는 천민 출신 스타감독이나  스타배우를 찾아보기가 힘들고,
족벌주의가 매우 심하며,
발리우드 영화가 곧잘 카스트 색을 지우는 것을 보아(영화 내에서 카스트에 대한 언급을 피한다)
남인도보다 북인도가 카스트를 추종하는게 더 심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추측이 별로 설득력이 없는 것이, 위에서 언급했듯이
카스트 때문에 벌어지는 명예살인은 남인도에서도 종종 일어난다.
인도 내에서 교육 수준이 높다는 케랄라주는 2018년 상반기에 두건이나 발생해서
인도에서 '케랄라가 명예살인으로 북인도와 경쟁하려나 보다'는 기사도 나왔다.)


북인도가 2천 년 넘게 북쪽에서 침략해온 세력에 의해 지배당했고,
그 지배세력(무굴제국 같은 이슬람 국가, 또는 백 훈족 등) 또한 포르투갈이나 영국처럼
카스트를 체제 유지에 활용한 것을 생각하면 카스트의 영향력이 남인도보다
더 뿌리 깊은 게 아닐까 싶기도 한다.
(인도에서 검은 피부를 하대하고 흰 피부를 높은 카스트로 받아들이는 흰 피부 숭배 문화도
북인도를 침략하고 상위 카스트로 군림한 흰 피부의 북방민족에 의해 퍼진 것 같다)



인도에서 카스트는 침략자들에게 유용한 지배 수단이었기 때문에
한반도가 19세기에 계급사회의 붕괴를 겪고 20세기 초에 근대화를 겪으면서 신분제와 결별한 것과 달리,
인도는 원래 있던 카스트가 침략자의 식민지 통치 수단으로 강화되고 20세기 중반에 독립한 후에도
계속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
(조선시대의 계급제도야 500년밖에 안 된 것이지만(그전에는 고려왕조의 귀족 계급체제였다)
인도의 카스트 제도는 4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배이념에 의해 강화되고 이용된 체제라서
식민지에서 독립한 후인 20세기 후반의 70년으로 십여 억의 인도인의 뼈 속 깊이 박힌 카스트 마인드를 뿌리뽑기는 힘든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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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선 - 서스펜스의 황제라는데...







대프니 듀 모리에 (세계문학단편선)

by 대프니 듀 모리에 Daphne Du Maurier



★★☆



책 뒤에는 여제라고 적혀있는데, 우리나라 말은 명사에 성 구분이 없기 때문에,
여제라고 쓰면 촌스럽게 보인다. (여제가 있는 거 보니, 서스펜스의 남제도 있나?)







대프니 듀 모리에는 영화  ⟪레베카⟫를 봐서 이름은 알고 있었다.
재미있긴 한데 너무 끌어서 보다가 지치는 영화였다.
얼마 후, 영화  ⟪나의 사촌 레이첼⟫을 봤는데, 질질 끄는데다가
결정적으로 서스펜스 구축에 실패한 영화였다.
(책은 이보다 재밌을 거라고 짐작했다.)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선(현대문학)으로 처음 대프니 듀 모리에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짧은 이야기임에도 질질 끌어서 꾸역꾸역 겨우 읽었음


이야기 구성과 심리묘사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
결론을 정해놓고 몰아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 단편선에 나오는 인물들같은 사람들이 세상에 실제로 있는 건 안다.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가 이런 사람들이다. 평범한 보통사람들, 소시민, 깨시민이라고 자칭하는 사람들)
그러니 이 인물들이 이렇게 반응하는 것을 결론에 맞춰 등장인물들이 사고한다고 보지 않아야 한다.



영화  ⟪레베카⟫, 질질끌지만 재밌었음
영화  ⟪나의사촌 레이첼⟫, 재미없음
대프니 듀 모리에의 단편선, 그냥 그랬음.


그럼에도 다음엔 장편소설을 시도해봐야겠다.
(아 맞다! ⟪여주인공이 되는 법⟫에 인용된 ⟪자메이카 여인숙⟫을 읽어야한다.)



다음은 대프니 듀 모리에에 실린 단편들이다.







-----------------------------------------스포일러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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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6인의 용의자- 기승전결의 기승에만 할애한 소설

Six Suspects
6인의 용의자
by 비카스 스와루프

★★★






600페이지가 넘는 이 소설은 범죄스릴러로
6명의 주인공이 나온다.

우타르프라데시주의 내무장관의 아들인 악랄하고 혐오스러운 비키 라이가
파티장에서 총을 맞아 죽는데,
현장에 총을 가지고 있는 6명이 용의자로 체포된다.

그 6명이 누구인지와 왜 파티장에 총을 가지고 왔는가를
병렬 구조로 설명하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주인공이 6명이나 되니까
책의 절반인 300페이지가 주인공 6명을 차례로 소개하고,
책의 나머지 절반에 6명이 파티장까지 가게 되는 경위를 차례로 묘사한다.

6명의 용의자 각자의 면모가 개성이 강해서 처음에는 재밌었다.
하지만, 600페이지짜리 소설을 읽는데
계속 등장인물 소개에 머무르니 읽다가 지치게된다.


그리고 소설이 제대로 수습도 못하는 게,
클라이막스가 되어야하는
마지막 범죄현장 파티장은 단 몇페이지의 서술로 끝나고
결말도 대여섯 페이지로 매우 짧은데다가 그와중에 반전이 나오고 또 반전이 나온다.


발리우드 영화도 상영시간이 3시간 가까이로 매우 길면서도
영화 내내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하다가
마지막에 주제를 대사로 다 설명해버리거나
(대사로 관객을 가르치는 모양새가 되어버린다)
그 와중에 자극적인 반전에 반전에 반전을 전개한다.
6인의 용의자도 매우 발리우드 영화스런 소설이었다.


비카스 스와루프


6인의 용의자가 비카스 스와루프의 데뷔작 슬럼독밀리어네어의 바로 다음 작품이고,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전세계적으로 흥행한 2008년에 나온 소설이다보니,
출간되자마자 할리우드에서 저작권을 사갔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내 생각에는, 방만한 구조-기승에 대다수를 할애-때문에 시나리오 작업이 어려워서
영화화되지 못한 것 같아.
느린 호흡으로 만연한 전개가 가능한 TV드라마로 만들면 재밌을 것 같다.


이 소설은 내가 이 구글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인도가 배경인 소설은 처음 읽는데,
인도 문화가 매우 생소하다보니, 책에서 묘사하는 옷이나 음식 등이 뭔지 검색해보게 되었다.
자꾸 검색하다보니 나중엔 머리속에서 꼬이길래,
차라리 기록해두면 누적되서 좋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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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여주인공이 되는 법-내 인생의 소설주인공들 재평가하기





여주인공이  되는 법:책벌레 소녀의 인생을 바꾼 11명의 여성 캐릭터들
How to be a heroine: Or, what I've learned from reading too much

by 사만사 엘리스Samantha Ellis


★★★☆





제목이 재밌어서 읽은 책인데,
내용도 발랄하고 재밌다.


30대후반의 어른이 되어서
어릴때 좋아했던 여자인공들 엘리자베스 베넷, 스칼렛 오하라 등에 대해
재평가를 하는 책이다.


작가가 인물에 대한 묘사와 자기 생각을 재미있게 쓸 뿐 아니라,
그 소설의 백스토리(집필 당시 작가의 심상 등)에 대해서도
얘기해줘서 좋았다.



그리고 이 책을 보니 내가 제인에어를 오해했더라.
(여전히 로체스터는 마음에 안들지만)



하지만 책 뒷면의 광고문구가 이상했다.

"세계의 절반은 여자인데
왜 명작 속 주인공은
남자뿐일까?

이 세상에 여성이 존재하는 만큼
우리에게는 더 많은
여주인공이 필요하다!"





유명한 소설 여자주인공이 얼마나 많은데,
다 무시하고,

명작 속의 주인공이 남자뿐이라고 써놓다니!!!


불쾌했다.


다행히 작가는 저런 불쾌한 소리는 전혀 하지 않는다.
저 문구는 그냥 한국판 출판사에서 맘대로 써놓은 거


작가 사만사 엘리스는
명작의 여주인공들 뿐 아니라 통속소설(에로소설)의 멋진 여주인공들도
애정 듬뿍 담긴 평가를 한다. 작가에 대해서도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여자작가이든 남자작가이든 상관없이!)




이 책에서 소환되는 여자주인공들은 다음과 같다


1 인어 공주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인어 공주』

2 빨간 머리 앤
루시 모드 몽고메리, 『빨간 머리 앤』

3 리지 베넷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4 스칼릿 오하라
마거릿 미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5 프래니 글래스
J. D. 샐린저, 『프래니와 주이』

6 에스터 그린우드
실비아 플라스, 『벨 자』

7 루시 허니처치
E. M. 포스터, 『전망 좋은 방』

8 계곡의 인형들
재클린 수전, 『인형의 계곡』

9 캐시 언쇼
에밀리 브론테, 『폭풍의 언덕』

10 플로라 포스트
스텔라 기번스, 『콜드 컴포트 농장』

11 셰에라자드
『천일 야화』



이 외에도 많은
멋진 주인공들과 소설에 대해 얘기하는데 그건 따로 적었다. 조만간 다 읽어보고싶다.
(https://offhoarder.blogspot.com/2018/11/how-to-be-heroineor-what-ive-learned.html)



혹자는 이 책이 전부분은 재밌었으나 뒷부분이 재미가 없었다고 하는데,
내 추측컨데

이 책이

작가가 자기 인생의 각 스테이지에서 영감을 준 여자주인공들을 얘기할 때,
그 스테이지를 경험하지 않은 독자는 공감을 하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다.


작가는
공주에 푹 빠져살던 초등학생 때,
왕자를 만나 결혼해야하는 이라크유대계 여자의 숙명을 고민하는 10대
그리고 결혼에서 자연히 직업으로 관심이 옮겨가고 도전하는 20대를
지나 30대 중반까지의 여정을 여주인공들의 여정과 비교한다.

그래서 저 스테이지를 겪고있거나 지나온 사람들은
남자이든 여자이든 다 재미있게 읽을 책이다.

그래서
책 뒷면의 해괴한 문구가 다시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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