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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차얏 - 인도의 마을회의

구자라티 영화 〈헬라로〉에 나온 1975년의 판차얕 모습

판차얏 



인도 영화에서 볼 수 있는 마을 회의. 마을 사람들이 공터에 앉아 마을의 대소사를 두고 장로들이 판결을 내린다. 판차얕은 인도 뿐 아니라 파키스탄, 방글레데시, 스리랑카, 네팔 등 인도 대륙의 시골 마을에서 운영되는 자치기구로 인도 대륙에서 가장 작은 행정 단위이다. 


1. 판차얕의 뜻



판차얕은 '5인 의회'라는 뜻이다. 
기원전 1700년, 리그베다 시대에 마을 단위의 자치지구 ‘사바스 Sabhas’가 있었고, 이것이 판차얕이 되었다.  3천 여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판차얕이 발달했다. 판차얕은 5인 의회라는 뜻이지만, 5명 이상의 장로로 구성된 경우가 대다수이다. 전통적으로 판차얕은 지역 공동체가 뽑은 존경받는 장로로 구성되었다. 그람 판차얕(gram panchayat)이 한 마을의 판차얕으로 최소 단위이다. 판차얕의 우두머리는 무키야, 사르판치 또는 프라단이라고 부른다. 









- 캅 판차얕


캎은 씨족 공동체(카스트)의 판차얕으로 마을 내에 선출되는 판차얕과 다르다. 판차얕을 마을의 행정자치제도이고, 캎은 씨족으로 이뤄진 집성촌의 행정기구이다. 

씨족의 판차얕인 캎(khap)은 마을에 영향력이 매우 크다. 캎 판차얕의 우두머리를 사브 캎이라고 부른다. 이런 캎 제도는 북인도에만 있다. 북인도의 하리야나 주에는  캎 판차얕끼리 모인 다히야 캎도 있다. 다히야 캎은 하리야나 주의 다히야 자트 공동체의 우드머리 캎이다. (자트 카스트 중에서 다히야 자트는 하리야나와 델리에 많이 산다.)  



발리우드 영화 〈토일렛〉에서 판차얕. 주인공은 자신의 집에 화장실을 설치하고싶어했기 때문에
판차얕에 소환되었다. 개인 집 내 화장실 문제까지 관여하는 판차얕




2. 판차얕의 역할 



판차얕은 마을 구성원 간의 분쟁이나 마을 사이의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판차얕은 인도에서 가장 작은 행정단위이지만 법적인 제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판차얕은 많은 권위를 가진다. 세금 징수 또는 판결을 내리거나 처벌을 내릴 수도 있다. 판차얕 회의에서 다뤄지는 안건들은 주로 공동체 룰의 위반 - 음주, 흡연, 음식 위반, 혼인에서 위법 사항, 특정 동물(신성한 소) 살해, 또는 브라만이 다치는 일 등이다. 사법 제도에서 다뤄져야 하는 형사나 민사도 판차얕 회의에서 결정날 때도 있다. 무슬림 카스트의 판차얕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안건들을 조정한다. 


마라티 영화 〈사이랏〉에서 천민 카스트의 판차얕. 주인공 가족은 아들이 높은 카스트의 여자와 도망쳤기때문에 판차얕에서 파면당하는 처벌을 받았다. 
이 가족은 카스트에서 파면당했기 때문에 딸을 결혼시키지도 못한다.


3. 판차얕의 처벌


판차얏의 처벌은 벌금형으로 자신의 카스트 집단에게 달달한 간식을 돌리기, 카스트 기금에 돈을 기부하기 등이 있다. 또는 일가 친척들이나 브라만들에게 연회를 베풀기, 또는 일시적, 영구적 파면 등이 있다. 성지 순례나 자아 비판을 처벌로 내리기도 한다. 그러나, 육체적인 처벌은 요즘은 일반적이지 않다. 

몇 년 전에 판차얕의 야만적인 처벌이 언론에 알려진 적이 있다. 2015년에 우타르 프라데시의 바그파 구역에서 달릿 청년이 자트 카스트의 유부녀와 사랑에 빠져 도피하자, 그 지역의 캎 판차얕은 그 청년의 어린 여동생 2명(각 23세, 15세)을 집단 강간하고 발가벗긴 채로 공동체를 돌아다니게 시키기로 판결을 내렸다. 그 소녀들은  지역 경찰에게 신고했으나 오히려 경찰들이 캎 판디얕과 한편이라서 이 천민 가족들에게 모욕을 주고 해를 가하려 했다고 한다. 그래서 소녀들은 델리로 도망쳤고 국제인권기구인 암네스티가 이들을 도와서 이 사건은 전세계적으로 알려져서 공분을 샀다. 하지만, 실제로 캎 판디얕이 그런 잔혹한 판결을 내렸는지는 의문이다. 그 가족들과 암네스티의 주장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지만, 그 후에 몇몇 기자들이 그 마을을 직접 가 봤더니, 캎 판디얕은 80%가 여성으로 구성되었고 그런 판결을 내린 적이 없다고 한다. 그 소녀들도 아버지에게서 그 판결을 들었을 뿐이고 직접 들은 적이 없다고 인정하면서, ‘어차피 판차얕 같은 곳은 여자한테 가혹한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델리로 도망쳤다고 말했다고. 
결국 진위 여부도 확인 안한 NGO의 언론플레이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인도 사람들에게 ‘판차얕이 예전에는 미개하고 잔혹한 판결을 내렸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이 사실진위가 확인 안된 언론 플레이에도 공분하고 흥분한 것 같다. 실제로 인도 영화에는 판차얕은 어리석고 비인도적인 판결을 내리는 행정기구로  묘사된다.



텔루구 영화 〈C/O 칸차라팔렘〉에서 판차얕은 주인공의 경조사에 관여한다.




* Panchayat은 ㅌ받침을 ㅅ으로, ㅍ받침은 ㅂ으로 쓰라는 한국 문법때문에 판차얏이라고 써야하고 Khap은 캅이라고 써야했지만, 판차얕과 캎이 정확한 표기이므로, 본문에는 판차얏 대신에 판차얕, 캅 대신에 캎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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