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안젤리크 드 상세 몽테로프는 아버지가 도박하느라 외삼촌에게 진 빚 때문에 늙은 부자와 결혼해야 하는 처지이다.
나름 오래된 가문이지만 몰락해버린 귀족의 딸인 안젤리크가 가진 아름다운 외모와 젊음 덕분에
아버지가 신붓값(bride price)를 많이 받아낸 모양이다.
안젤리크의 아버지에게 높은 신부값를 지불한 귀족은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가문이자 왕보다 부자인 페이락의 남작, 조프리 드 페이락 드 모렝 디리스트뤼로, 나이가 안젤리크보다 40살이나 많은 늙은이에다가 얼굴에 흉터가 심하게 있고 절룩거리는 장애인이다.
남자가 훌륭한 집안의 돈도 아주 많은 유명한 권력가이지만 많이 늙고, 흉한 외모를 가지고 있으니,
가난하지만 예쁘고 젊은 귀족 여자와 결혼 거래가 성립한 듯.
안젤리크는 팔려가기 싫다며, 사촌을 꾀어보지만,
왕실 기사로 막 파리 왕궁 사교계에 진출한 잘생기고 허영심 강한 사촌은
가난한 시골 처녀 안젤리크를 결혼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다.
시골 평민인 니콜라스가 함께 도망가자고 청하지만, 똑똑한 귀족 처녀 안젤리크 눈에는 이 가난하고 미천한 시골 총각도 성에 차지 않는다.
하지만, 파혼하기 위해 아버지 앞에서 니콜라스를 성적으로 유혹하려다가 그가 죽을 위기에 처하고,
안젤리크는 결국 아버지에게 용서를 청하며 늙은이와 결혼하겠다고 말한다.
니콜라스는 귀족 처녀를 건든 대가로 죽임을 당할 게 뻔하니, 분한 마음을 뒤로하고 마을에서 도망친다.
(마을 총각 니콜라스 역으로 순한 이미지의 마티외 카소비츠가 나온다. 니콜라스는 소설 원작에서는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거리의 남자라고 함.)
결혼을 하기 위해 남자의 집으로 떠나기 전, 안젤리크는 마을 성당에서 고해성사한다. 예전 일도 회개하라는 신부의 말에 안젤리크는 어릴 적에 살인 사건을 목도한 일을 기억해낸다.
사촌을 만나러 파리의 궁에 갔을때, 숨박꼭질을 하다가 목격한 살인사건.
살인자의 얼굴을 봤냐는 신부의 추궁에
안젤리크는 얼굴은 못 봤지만 반지를 봤고, 그의 서류를 훔쳤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드디어 결혼할 남자를 만난 안젤리크.
너무나 늙은이이다.
늙은이 페이락 남작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조촐한 결혼식을 열고,
안젤리크는 늙은이가 준비해준 웨딩드레스 대신에 바지를 입고 결혼식장에 나타난다.
아마도, 자신의 독립성을 과시하며 호락호락하지 않겠다는 무언의 메시지인 듯?
하지만, 의외로 페이락은 그녀의 도발을 마음에 들어한다.
'왜 나와 결혼하느냐’는 안젤리크의 질문에,
‘당신에 대해 나쁜 얘기만 들었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다’고 답하는 페이락.
심쿵한 안젤리크
영화에서 안젤리크의 나이가 결혼적령기 나이이니 20살 내외일 것이다. (소설에서는 17살)
이 시절은 여자가 10대 후반에 결혼해서 30대 초중반이면 할머니가 되던 시절이다.
그러니 안젤리크가 심쿵한 이 남자는 할아버지 또는 증조할아버지뻘임. 에라이
결혼식 날 밤,
남편에게 첫날밤을 함께 보낼 생각이 없다고 말하는 안젤리크
페이락은 여유롭게 ‘당신이 날 찾게 될 테니까’ 괜찮다고 응해준다.
뭔 자신감.
(소설에서 조프리는 17살인 안젤리크보다 12살이나 많은 30살짜리 늙은이였다. 거의 삼촌뻘.
30살 남자가 ‘당신이 날 찾게 될 테니까~’라고 말하면 설득력이 있었을 듯.)
그러고는 페이락은 자신의 집에서 열리는 난교파티에 가버림.
(난교파티도 주최하는 변태 늙은이)
돈도 많고
프랑스에서 가장 뼈대 있는 가문에다가 권력가이고
지구가 둥근 것도 아는 지성인,
조프리 드 페이락 드 모렝 디리스트뤼의 다정다감함에
모험심 강하고 자립성 강한(이라고 쓰고 '세상 물정 모르는'이라고 읽는다)
안젤리크는 마음이 흔들리고 결국 할아버지뻘인 그를 깊게 사랑하게 된다.
그 와중에 안젤리크의 고향 성당에는,
신부가 파리에서 온 수상한 인물들에게 안젤리크의 고해성사를 이른다.
그리고 이 의문의 인물은 안젤리크가 빼돌린 기록을 찾기 위해,
안젤리크의 부자 외삼촌에게 안젤리크의 남편을 제거하라고 음모를 꾸민다.
안젤리크는 결혼 덕에 이제 지체 높은 신분의 귀부인이니 함부로 죽일 수 없을 듯.
그러니 안젤리크를 없애기 위해선 남편을 먼저 치는 게 당연하다.
그리하여, 다정한 잉꼬부부 안젤리크와 조프리는 중앙정부의 정치 암투에 얽히게 되는데… ...
프랑스 영화 안젤리크(2013)는 안젤리크 소설 시리즈의 1편을 영화화한 거다.
소설 안젤리크 시리즈는 1957년~1985년까지 약 30년간 나온 13편의 장편소설이다.
이 소설 시리즈는 오래된 가문이지만 몰락한 하급 귀족 가문 출신의 안젤리크가 정략결혼 후 파리의 정치계에 휘말리게 되고, 지하 세계의 여왕이 되었다가,
자식을 좋은 환경에서 키우기 위해 사촌 필립을 협박해서 결혼한 뒤, 파리 왕실 사교계에 진출해서 루이 14세의 정부 제의도 받고, 진정 사랑하게 된 두 번째 남편을 또 잃고
루이 14세의 요청으로 술탄과 외교 담판도 짓고, 해적 놀이도 하다가, 전남편의 생존을 알게 되서 전남편을 구출해내는 등
파란만장한 모험을 하게되는 줄거리이다.
(시대가 1600년대라서, 안젤리크가 신대륙도 갈 것 같았는데, 프랑스인이 쓴 소설이라서 그런가, 신대륙은 진출하지 않고, 아랍과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듯.)
1960년대 나온 ⟪안젤리크⟫ 영화 시리즈. 조프리가 늙은 남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
영화 안젤리크는 결말을 보면, 속편을 염두에 둔 것 같으나, 흥행이 저조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2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일단 캐스팅이 아쉬웠음. 주인공 안젤리크의 노라 아르제네더는 안젤리크의 역에 매우 잘 어울렸고 연기도 잘했으나(촬영 당시 약 24세)
안젤리크가 사랑하는 남자주인공 조프리에 노라 아르제네더보다 38세 나이가 많은 제랄드 랑뱅을 캐스팅한 건 너무하지 않은가?
제랄드 랑뱅이 멋진 외모의 배우인 건 알겠지만, 너무 늙은 남자와 어린 여자가 절절히 사랑하니 매우 부담스러웠다.
(서로 많이 사랑한다고 하는데, 아무리 봐도, 할아버지와 손녀가 서로 위하고 아끼는 거로 보임)
원작의 조프리는 29세~30세로 안젤리크보다 12살 많다. 남자 관객들을 노리고 멋진 늙은 남자배우를 캐스팅한 건가? 제작자들 의도가 이해가 가지 않음.
차라리 유약하고 깔끔해 보이는 마티유 카소비츠가 지성인 조프리 역에 훨씬 잘 어울리는데, 막상 마티유 카소비츠는 사악하고 위험한 지하세계 리더 역을 맡음ㅋㅋㅋ
마티유의 역 또한 배우 외모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다.
(속편이 안나오는 바람에 마티유 카소비츠의 역은 있으나마나한 배역이 되어버렸음)
⟪안젤리크⟫ 만화, 벨기에판 |
안젤리크는 할로퀸 로맨스 시대극 버전으로 노라 아르제네더의 연기 구경하는 재미로 보면 꽤 볼만한 영화이다.
당돌한 여자주인공이 사랑에 빠져서 남자를 구하기 위해 애쓰면서 별의별 모험을 겪는 시대극이라서 미국 TV 드라마 아웃랜더가 많이 연상되었다. 아웃랜더가 그 시절 시대상 묘사가 자세하기 때문에 아웃랜더가 안젤리크보다 더 재밌는 듯.
cf. 안젤리크 시리즈는 만화책으로도 있다. 일본만화 안젤리크가 한국에 ‘내사랑 라벨르’라는 제목으로 나온 적 있다고 한다.
2015년에는 벨기에에서 만화로 안젤리크가 출간됐다.
소설은 영어판은 10권까지는 영어판이 나왔다고 한다(나머지는 인기없어서 나오지 않은 듯?)
1960년대에 프랑스에서 안젤리크 시리즈가 영화화되었었다.
앞으로 내용이 궁금하면, 60년대에 나온 영화 시리지를 보거나 일본판 만화책을 구해서 봐야 할 듯.
안젤리크
Angélique 2013
★★★
프랑스
넷플릭스
감독: 에리얼 제이턴
Ariel Zeitoun
주연: 노라 아르네제더 Nora Arnezeder
제랄드 랑뱅
Gérard Lanvin
왓챠플레이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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