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여행 첫날 묵은 숙소, Broadlands
오랫동안 생각해둔 숙소이다.
오래 전, 그러니까 중공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전에 인도여행을 가기로 결심하고 첸나이의 숙소를 검색했을 때, 이곳을 보고 오래된 대저택인 것에 혹했으나 저렴한 가격(싱글룸 $9)을 보니 그닥 좋은 숙소 같지않아서 묵을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몇 년 후, 나는 패밀리맨 시즌2(2021)을 보다가 TASC(대테러대책본부)가 한 숙소에서 고객들을 인질로 잡은 테러범과 싸우는 장면에서 이 건물을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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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맨 시즌2에 나온 브로드랜즈 |
'가본 적도 없고, 예전에 사진 한 번 본 게 전부인 숙소를 알아보다니, 그럼 가봐야하는 거 아니니'하고 지저분하든 말든, 첸나이에 가면 여기에 반드시 묵기로 결심했다.
그리고나서 보니, Broadlands는 온갖 타밀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인기있는 촬영 로케이션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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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lamaavu Kokila(2018)에 나온 브로드랜즈, 이 영화에서 관공서로 등장했다. 이 당시 브로드랜즈는 크림색과 초록색으로 페인트칠 되어 있었다. |
북킹닷컴이나 구글 리뷰에서 보면 허름한 숙소같아 보였는데,
직접 가보니까 오래된 건물이긴하지만,
리뷰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훨씬 깔끔, 깨끗...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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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화장실 변기에 누군가의 흔적(물 안내린)이 남아있어서, 리셉션에 가서 청소해달라고 요구했고, cleaning ladies가 점심시간을 끝낸 후에 청소도구를 가지고 와서 화장실과 방을 정성껏 청소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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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작스런 트리플리케인에 위치한 브로드랜즈는 낮에도 한가하고 조용했다.
귀여운 아기 고양이만 유유히 돌아다니고 있었다.
내가 무더운 여름(4월)에 갔기 때문에 에어컨 달린 방으로 예약했는데, 이 방은 옥상의 단독 펜트하우스였다 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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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묵은 AC 룸의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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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묵은 방의 외부 모습 |
이 펜트하우스는 내부 공간도 매우 넓어서 영화 촬영하기 수월한 방이라서 영화에 엄청 많이 나온 방이다.
하지만 이 방까지 좁은 회전 계단을 올라와야한다. 여행 첫날이라서 캐리어와 배낭이 매우 크고 무거웠기 때문에 힘들었다.
이 거대한 맨션의 옥상에 올라가면 맨션의 뒷 풍경과 옆에 있는 이슬람 사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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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랜즈의 옥상. 저녁의 트리플리케인은 운치있었다. |
나는 인터넷이나 지도도 없이 이 숙소를 찾아야했는데, 영화 <FIR>에서 브로드랜즈 바로 옆에 큰 이슬람 사원이 있던 것이 기억이 나서 "빅 모스크?"라고 물으며 돌아다녔었다. 다행히 내가 수첩에 주소를 적어놔서 빅 모스크를 찾은 후에, 그 근처에서 주소의 스트리트 이름을 발견하고 숙소를 찾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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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IR>에서 브로드랜즈. 주인공이 사는 다세대주택으로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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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IR>에서 브로드랜즈 옆 이슬람 사원. 이 이슬람사원의 땅은 예전에 브로드랜즈 저택을 지은 비즈니스맨의 공장이 있었다. |
이 오래된 저택은 1800년대에 지어진 200년 이상 된 대저택이다. 첸나이 왕의 궁전이었다는 '카더라'가 있는데, 사실은 아니고,
(첸나이의 왕족은 여기서 멀지 않은 지역에 있는 왕궁 amir mahal에서 살고 있다. 그 왕궁은 구글 지도에도 나와있지만, 개인 주거 공간이라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다.)
1800년대에 첸나이의 제일 가는 부자 중 하나 였던 "하지 모하메드 바드샤"가 지은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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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랜즈 옛날 사진 (출처) |
그 집안은 비즈니스 뿐 아니라 정치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해서 훗날 터키의 명예 카운슬러로 임명되었고, 그래서 그 시절에 이 대저택 안에 첸나이 터키 영사관이 있었다고 한다.
해방 후(영국으로부터 독립 후), 인도 중앙정부의 공산주의/사회주의 정책으로 인도 부자들의 부와 부동산이 정부에 압수될 때, 이 집안도 브로드랜즈 등 많은 재산을 정부에 뺏겼다.
결국 이 집은 1951년에 은행의 경매물로 나왔다.
그때 이 집을 구입한 가족은 이 대저택을 호스텔(하숙집)로 개조해버렸다.
트리플리케인 가까이에 마드라스 대법원과 법대가 있기 때문에 이 호스텔은 그 당시 남자 법대생들의 하숙집이었고, 여기에 기숙하던 학생들은 졸업 후 대법원에 취직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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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라스 대법원 (출처:구글 이미지) |
브로드랜즈는 그 후에 여인숙(Lodge)으로 변경되었고, 한 때 인도인은 안받고 외국 관광객만 허용하는 숙소로 악명이 나있었다. 현재는 인도인도 묵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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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랜즈 뒷 건물들. 옛날 대저택 시절 하인들의 숙박, 작업 공간이었을 거 같다. 정면에 보이는 창문 달린 건물은 하인들의 화장실이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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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랜즈의 안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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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랜즈 앞 Vallaba Agraharam 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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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랜즈의 입구 |
위치:
이 숙소는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서 찾아갈 수 있다.
공항 출구와 마주보고 있는 메트로(지하철)로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짐이 많으므로 이거 중요) 올라가서
Blue Line을 타고 'Government Estate'에 내려서 "ellis road"와 맞붙어있는 출구로 나온 뒤(나는 엉뚱한 출구로 나온 뒤 다른 지하도로 출구로 들어가서 여기로 갈 수 있었다)
엘리스 로드(Ellis Road)로 진입해서 5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왼쪽으로 "Vallaba Agraharam St" 간판이 보인다. 그 도로로 들어가면 브로드랜즈가 나온다.
Broadlands
주소: no.18, Vallaba Agraharam St, SVM Nagar, Ellis Puram, Padupakkam, Triplicane, Chennai, Tamil Nadu 600005, India
전화번호: +914428545573
Broadlands가 있는 이 지역의 이름은 Triplicane으로 첸나이라는 도시가 생기기 전부터 있었던 역사가 더 오래된 지역이다. 이 지역은 유명 대법원 뿐 아니라, 누마란잔 등이 머무른 지역으로 지금도 오래된 건물들과 오래된 맛집들이 많이 있다. 그러니 Broadlands에서 묵으면 Triplicane에서 놀기 좋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