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마블은 마블의 페이즈 3에서 처음 등장하는 캐릭터이고, 지난 10년간 마블을 이끈 인기캐릭터들이 페이즈 3에서 대거 퇴장하고 새로 시작하는 페이즈 4를 이끌 영웅이다보니 이 영화 ⟪캡틴 마블⟫이 매우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브리 라슨이 계속 비호감을 사는 말들을 해서 많은 마블 팬들의 원성을 사는데도 마블이나 디즈니가 냅두는 것을 보니 브리 라슨의 공격적인 말들이 캡틴 마블의 흥행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 것 같아서 캡틴 마블의 캐릭터에도 흥미가 생겼다. 캡틴 마블도 저런 공격적인 타입의 사람이 아닐까는 생각이 들었다.
성장한 슈퍼히어로 1편
사실 그 동안 슈퍼히어로 영화의 1편들 중에 재밌는 것이 거의 없었다. 1편 중 내가 재밌게 본 것은 아이언맨,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 오래전의 배트맨 밖에 없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틴무비로 잘만들어서 재밌었다.) 이것들 빼고 나머지들은 다 재미없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배트맨비긴즈도 유치했고 최근에 본 아쿠아맨도 매우 지루했다.슈퍼히어로 1편이 재미없을 수 밖에 없는 것이, 1편 내용은 매우 뻔하다. 평범한 사람이 어떤 계기로 초능력을 갖게 되고, 그래서 시행착오와 내적 갈등을 겪다가 결국 각성하고 진정한 슈퍼히어로로 성장한다. 그 어느 슈퍼히어로이든 1편 내용은 이것임. 지루하다.
그러나 캡틴 마블은 시간의 순서를 뒤집어서 미스테리를 집어넣었다. 자신의 과거를 잃은 슈퍼히어로 캡틴 마블. 자신이 부여받은 힘이 있긴 하지만, 아직 사용에 서투르다. 그럼에도 캡틴 마블은 본인은 다 성장했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녀의 동료 중에는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에 나왔던 크리족이 있다.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의 악당이 그녀의 동료라니 얼마나 흥미진진한가) 그리고 그녀가 지구에 와서 자신의 과거를 찾으려 할 때 나타나는 조력자들은 쉴드의 인기 캐릭터인 퓨리와 콜슨이다. 게다가 캡틴 마블이 도착한 지구는 funky한 90년대이다. 그래서 퓨리와 콜슨도 젊은 모습으로 나타난다. 와 흥미진진하다.
흔해빠진 슈퍼히어로 탄생기에서 매우 발전하지 않았음?
마블의 다른 시리즈 인물들을 등장시켜서 플롯을 복합적으로 만든 것도 좋았다. 우주 인물이 등장하는 영화답게 후반부에 스타워즈를 연상시키는 추격신을 넣은 것도 아이디어가 좋았다.
브리 라슨의 캡틴 마블
브리 라슨의 공격적인 언행처럼 캡틴 마블도 모난 캐릭터 였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며 어딜 가나 구박당하고 왕따를 당하던 샤이 레즈비언(?) 캡틴 마블. 그녀가 '그래, 나도 인간이야'라고 각성할 때 매우 감동적이었다. '나는 인간이야'라고 말하며 두 발로 일어나서 굳게 서는 모습을 보니 자연히 슈퍼맨이 떠올랐다. 지구에서 곁도는 외계인 슈퍼맨에게도 저런 스토리를 부여해야 하는데. 각성한 캡틴 마블이 눈에 불빛을 쏘며 성질 더러운 표정으로 신나게 날아다니며 우주선을 부수는 것을 보면서도 '슈퍼맨에게는 저런 '간지'가 안난다고 생각을 했다. 캡틴 마블은 매우 멋있음. 슈퍼맨은 고루하고.캡틴 마블을 보면서 자꾸 슈퍼맨을 연상한 것은 외계인인 슈퍼맨이나 레즈비언인 캡틴 마블이나 둘 다 지구인의 삶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는 캐릭터이고 둘 다 빨갛고 파란 옷 입고 하늘을 날아다니기 때문인 듯.
오랜만에 독특한 성격에 힘도 세고 멋지게 날아다니는 슈퍼히어로가 나와서 좋았다. 아이언맨의 나는 모습이 좀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해서리, 가볍게 날아다니는 캡틴 마블이 매우 새롭고 멋졌음. 그리고 브리 라슨, 역시나 표현력이 좋음. 모난 캐릭터를 연기 잘했다.
안타깝게도 캡틴 마블의 쿠키 영상은 고루했음. 전쟁에 진 낙오자 어밴져스들이 캡틴 마블의 삐삐를 보며 '뭘까' 징징댈 때 캡틴 마블이 쉬크하게 나타나서 '이것들은 뭐야?'라고 말하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함. 지금처럼 다급한 표정으로 '퓨리 어딨어?'라고 말하지 말고.
캡틴 마블
Captain Marvel 2019
★★★★
감독: 애나 보든, 라이언 플렉
주연: 브리 라슨, 새뮤얼 L 잭슨
벤 멘델슨, 쥬드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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